2017년 4월 29일 토요일

어떤 유비


또 하나 유사한 것은 밤에 생각이 난다는 점. 그러나 순간의 충동에 양보하면 그 즉시 후회하게 마련이라는 점 또한.

이제 조금 있으면 70일. 한 5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시도했다가 실패하기를 여러 번, 스스로도 미덥지 못해 "취미가 금연"이라는 자학적 농담까지 하고 다니던 중, 그래도 작년 가을부터 미약하게나마 성과를 보기 시작했다. 중간에 1주일 정도의 휴지기를 두어 번 가지고, 또 일종의 "포상"의 의미에서 한두 대의 예외를 두긴 했지만. 기침과 가래, 소화 장애 등 생리적인 증상에서부터, 전반적인 우울 및 불안, 체중 증가, 다소간의 퇴행성 행동--구강기 유아마냥 자꾸 입에 무언가 물고 싶은 욕구가 강해져 실제로 빨대를 물고 있는다든지, 어쩌다 얻어 피울 상대를 만나는 등의 기회가 생길라치면 강한 충동이 이는 나머지 그 상대를 집요하게 조르고 보챈다든지 하는 강박적이고 유아적인 행태를 보인다든지--등 다양한 종류의 금단 현상을 거쳐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든 듯하다. 장이 계속해서 거북한 것을 제외하면. 

이렇게 15년만(!) 계속하면 비흡연자와 똑같은 조건으로 초기화된단다. 물론 그 기간 동안 노화가 진행될 것을 생각하면 초기상태로 복원되는 것은 아니겠으나, 가차 없는 불가역성 원리가 지배하는 세계에 이 정도의 예외가 허용되는 것이 어딘가. 

가만히 돌이켜 보면, 돌이킬 수 있는 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위의 사례처럼 돌이킬 수 없고 돌이켜서는 안 되는 일이 더 많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