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31일 월요일

딴짓, 에필로그

blogin.com · 2004-05-31

연 한 달째 계속되는 딴짓. 이젠 지겨워서라도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지금만큼은, 수업도 끝났겠다, 시험까지는 한 달 남았겠다, 계절은 후덥지근하지도 않고 오싹하지도 않은 게 딱 초여름이겠다, 며칠 정도 "자학하지 않으면서 놀" 이유는 얼마든지 있다...... 적어도 내일까지는 (지금까지 포스트로 올린 이런 비슷한 내용의 각서만 해도 벌써 몇 갠지, 원).

어제 선배 언니집에 저녁 먹으러 갔다가 몸과 맘의 양식을 얻어왔다. 선배가 직접 담근 김치, 팔도비빔면, 말린 미역, 그리고 전경린, 은희경, 권지예의 소설들. 덕분에, 거의 퇴화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던 혀의 돌기들이 되살아나고, 상당 기간 녹슬어 있었던 뇌에서 문학 텍스트 독해(혹은 해독)를 관장하는 영역이 삐걱 소리를 내면서이기는 했지만 어쨌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 혀가 맛의 자극을 그렇게 그리워하고 있었을 줄이야. 그 동안 맛을 너무 잊고 살았던 게다. 매운맛이건, 소설 속에서 재현되는 "인생의 쓴맛"이건 간에.

점심으로 비빔면을 먹고서 미역냉국을 만들기 위해 다시마 국물이 우러나오기를 기다리면서 권지예의 소설집 <꿈꾸는 마리오네뜨>를 읽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진 파리의 풍경들이나 그와 비슷한 정도로 체화된 유학 생활의 경험들이 여기 저기에서 튀어나오니 꽤나 반갑다. 개중에는 쓸만한 정도들도 더러 있어서, 가히 재불 유학생용 <론리 플래닛>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다. 이국, 그것도 파리라는, 세계인이 하나되어 동경해 마지 않는 도시, 그곳에서 아시아계 여성으로서 직접 산 체험이 "소재 발굴"의 측면에서 작가를 유리한 곳에 위치시키는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참신한" 소재를 구하기 위해 새벽 우시장에 몇 달을 들락거리거나 도서관에서 먼지 뒤집어쓴 자료들과 씨름하거나 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그냥 여기서 유학생이라는 지극히 불안정한 신분으로 살아가면서 겪은 고단하고 지난한 일들을 그대로 풀어내면, 그것만으로도 한국 독자들의 이국에 대한 취향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니까. "옥시덴탈리즘"에 호소한다고나 할까.

사실 제일 맘에 안 들었던 건 문체였다. 너무 성글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들을 엮어가는 방식도 어딘지 모르게 서툴러 보인다. 내가 너무 순수주의자여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들은 작가가 사실은 했을지도 모를 진지한 고민이나 성찰의 가시적인 깊이를 한층 낮추는 역할을 한다 (물론 이 기준은 매우 상대적이다. 이를테면 허수경--모국어를 쓰지 않는 생활을 권지예보다 오래했으면 오래했을-- 의 단편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조각난 문장들은 결코 불완전하지 않다). 

반면에 은희경의 문장들은 뻔한 소재들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 정도로 잘 짜여져 있다. 문제는 그런 문장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을만큼 너무 뻔한 얘기들이 전부라는 데 있다. 어느 정도까지냐면,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몇몇 기시감을 자극하는 문장들을 보기 전까지는 내가 예전에 그 소설들을 읽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했을 정도다. 물론 이는 전적으로 내 기억력 탓이겠으나, 달리 말하면 그만큼 얘기들이 인상적이지 않았다는 뜻도 되겠다.

어쨌든, 저 두 소설집은,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딴짓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부족하지는 않았다. 난독증 치유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는 점에서, 그리고 다행스럽고도 고맙게도, 만사 제쳐두고 몰두하게 만들만큼 재미있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남아있는 전경린의 소설 두 권과 또 하나의 권지예 장편 소설을 시험 이후로 미루고 딴짓을 이쯤에서 잠시 멈춰두기로 결심할 수 있었던 것도 다 그 덕이다.

—박쥐

2004년 5월 29일 토요일

우울할 땐 소리에 기대어 보아요

blogin.com · 2004-05-29

♥ 우울해 하는 그대를 위해 ♥

i love you more than i should so much more than is good for me more than is good oh the timing is cruel oh i need and don't want to need more than i should. i am falling say my name and i'll lie in the sound what is love but whatever my heart needs around. oh my sheet is so thin so i say i can't sleep because it's so very cold but i know what i need and if you were just near to me would you go.... i am falling say my name and i'll lie in the sound what is love but whatever my heart needs around i am falling say my name and i'll lie in the sound what is love but whatever my heart needs around and it needs you too much now


Trespassers William, "Lie in the Sound", Different Stars, 2002
♬1 ' target='_son'>http://www.cdbaby.com/mp3lo ... 4441199e1f>♬1  2분짜리 맛보기용 파일 
♬2 ' target='_son'>http://www.trespasserswilli ... _Sound.mp3>♬2  full and download-friendly version
from ' target='_son'>http://www.trespasserswilliam.com>http://www.trespasserswilli ... om
 

—박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