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동네 앞 맥도날드에서 무선 인터넷을 하고 있는 중. 예전에 그토록 경멸하거나 경원시했던 맥도날드가 내 살아있음을 증거케 해주는 몇 안 되는 장소로 변하다니.
이사한 지 한 달. 새 동네에도 서서히 정이 붙어 간다. 어떤 관광 책자에 '아니, 여기도 파리야?'하고 묻게 만든다는 곳으로 설명된, 도시 외곽의 한적한(그렇지만 부유해 보이지는 않는) 주택가를 연상케 하는, 낡고 삐걱대지만, 인터넷도 전화도 쓸 수 없지만, 내게는 한없이 아늑한, 이 곳.
그렇게 살고 있다. 이제 봄만 오면 된다.
—박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