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florilegium of quotations". 한 이탈리아 물리학자가 스리지 콜로크 발표문에서 갈릴레오 등등을 인용하면서 가져다 쓴 말. 플로릴레기움 이 무슨 뜻인지 몰라 영어 사전을 찾다가, 오, 뜻밖의 발견. 검색이 이미 완료된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flori 와 legium 둘다 흔히 쓰이는 어근에 속하므로 조금만 생각했어도 어느 정도의 예측은 가능했을 터인데, 그 조금을 생각하는 게 귀찮아 바로 사전에 호소하다니, 혀가 끌끌 차이누나. 그러나 이번에는, 그렇게 해서 찾은 어원이, 너무 뜻밖의 놀라움과 반가움을 안겨준즉, 사유하는 자로서 나태했던 태도 정도는 용서하기로 한다. 그야말로 생각지 못한 꽃다발 선물을 받은 기분을 안겨주었으므로.
florilegium noun ( pl. -legia or -legiums):a collection of literary extracts; an anthology.
ORIGIN early 17th cent.: modern Latin, literally ‘bouquet’(from Latin flos, flor- ‘flower’ + legere ‘gather’ ), translation of Greek anthologion (see anthology ).
anthology noun ( pl. -gies) :a published collection of poems or other pieces of writing.
ORIGIN mid 17th cent.: via French or medieval Latinfrom Greek anthologia, from anthos ‘flower’ + -logia‘collection’ (from legein ‘gather’ ). In Greek, the word originally denoted a collection of the “flowers” of verse, i.e., small choice poems or epigrams, by various authors.
from Apple's Dictionary, Version 2.1.3
플로리레기움은 안솔로기온의 라틴어 역어이고, 안솔로기온은 안소스(꽃) + 로기아(모음 : 모으다 라는 뜻의 동사 레게인에서 온 말), 즉 꽃다발. 선집 혹은 모음집이란 뜻의 앤솔로지는 원래 꽃다발이란 뜻이었다. 그러니까 나같이 온갖 앤솔로지로 들어찬 책장이며 컴퓨터 하드를 소유한 그대, 그대는 꽃다발을 이미 몇 아름씩 안고 살고 있는 셈인 것이다. 그것도 세월이 흘러도 시들지도 상하지도 않는.
...다고 믿고 싶으나, 사실은
이 역시 봄을 기다리는 자의 착각에 지나지 않는지도. 아니, 착각 정도가 아니라 환각인지도. 실제로, 봄이 오고 꽃이 피길 기다리고 기다리다, 이제는 그만 지치고 말아, 책을 꽃이라 해도 믿고만 싶고, 아니, 책이 꽃으로 보일 지경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라던 시인의 심정이 이랬을까. 그러다 정작 "모란이 피고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버리진 않을지.
—박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