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시 타령

blogin.com · 2010-04-11

"가만히 귀 기울여 이 소리를 들어봐 이 작고 작은 꽃잎 하나가 커다란 세상을 품고 있구나
내 게으름 내 무관심 바쁘다는 핑계로 물 한방울 못 준 오늘 하루 고개를 떨구고 있는 그대여 하지만 원망하는 눈빛 하나 없이 힘겹게 나를 보고 웃는 그대 당[신?]이 작은게 아니라
내가 한없이 작고 또 작은 걸 유난히 가무는 올해 가을을 견디고 있는 그대 이 작고 작은 꽃잎 하나에 내가 가늠할 수 없는 사랑이 한없이 작은 나의 마음 속에도 피우네 피우네"

루시드폴 4집 "레미제라블" 중, 가사로만 수록된 미완성곡. 이것은 차라리 시인가? 시인지 가사인지가 왜 중요한가, 하고 사람들은 물을 것이다. 특히, 루시드폴 같이, 시를 쓰듯 가사를 쓰고, 악상과 시상이 늘 공명했음에 분명한 노래를 만드는 사람에 대해서라면 더더욱. 그런데 저 위의 노래/시(루시드폴 본인의 용어법에 따르면, '시가')는, 제게 맞는 멜로디, 즉 제 자리를 아직껏 만나지 못한 듯하다. 그래서 시인/가수는 문자들로 둥글게 말아 CD 커버에 박아두는 데에 만족해야 했던 것이리라.

이것만 봐도, 그는 참 하고 싶은 얘기가 많은 사람 같다. 많긴 하되, 그 많은 말들을 일일이 공들여 정성스레 갈고 닦고, 그렇게 해서 정제한 말들마저도 아주 조심스럽게, 그리고 은근하게 건네는. 그가 노래를 한다기보다는 나직이 시를 읊조리는 인상을 주는 것은 이 때문이리라. 공연에서는 그가 앨범에서 채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할 것 같다. 그 말들을 듣고 싶다. 가수보다는 작곡가/시인로서의 그의 말들을.

사진은 물고기넷에서.  ' target='_son'>http://mulgogi.net>물고기넷 ... /a>에서.  

프랑스의 음유시인들


세르주 레즈바니(Serge Rézvani, alias Borris Bassiak). 그의 가사들은 단순하고 소박하다. 과장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쉽게 가지도 않는다. 거기에는 소소한 일상의 편린들이, 그리고 거기에 기반하는, 그래서 더더욱 빛나는 진실들이 담겨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조르주 브라상스, 레오 페레, 보리스 비앙, 바르바라, 세르주 갱스부르 등등과 더불어 현대 프랑스 샹송의 전통을 일군 주역 중 하나로서 손색이 없다 하겠다.

얼마 전, 내가 즐겨듣는 France Musique 에서    그에' target='_son'>http://sites.radiofrance.fr ... 934>  그에 관한 특집 방송 을 마련했다. 잔느 모로의 "J'ai la mémoire qui flanche", 그리고 그녀가 쥘과 짐 에서 불러 유명해진 "Le tourbillon"을 비롯해서, 안나 카리나가 미치광이 피에로에서 부른 "Jamais je t'ai dit que je t'aimerais toujours", "J'ai une petite ligne de chance"를 한꺼번에 들을 수 있는, 그야말로 축복이 아닐 수 없는 기회. 다음 주 월요일인 6월 28일이면 끝나는, 그래서 더더욱 소중한.

—박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