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mE oUt

blogin.com · 2004-09-28


  


Franz Ferdinand, Take Me Out
Take Me Out (2004)

-- 대중음악지 Les Inrockuptibles (lesinrocks.com)' target='_son'>http://www.lesinrocks.com>< ... inrocks.com) 에서 가져오다. 한때 이 잡지를 그저 그렇고 그런 대중음악 주간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큰 코 다칠 뻔했다. 이들은 지난 6월 푸코 20주기 때 특집 기사를 실었으며, 그보다 좀 전인 4월경 이곳서 과학자들이 정부의 기초 학문에 대한 예산 삭감에 항의해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을 때 이들을 옹호하는 지식인들의 선언문을 단독 게재한 바 있다. 서명에 참가한 지식인 명단에는 자크 데리다도 포함돼 있었다.

-- 올해 영국 머큐리상을 수상하기도 한 밴드 프란츠 페르디난드(혹은 퍼디넌드?)의 이 뮤직 비디오는 실로 경이롭다. 키리코, 레제 등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들을 너무나 잘 버무려 놨다. 언뜻 에셔도 생각난다. 진정으로 창조적인 모방이란 이런 것!

-- 하라는 숙제는 안 하고 이제 겨우 독학하기 시작한 html tag에 재미를 붙여 가고 있는 중. 음악 포스트가 갑자기 많아진 것도 그 때문이다.

—박쥐

스노캣의 "아일랜드" 오마주

blogin.com · 2004-09-22



Eric Clapton - Danny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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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1. 2004
copyright (c) snowcat | www.snowcat.co.kr



스노우캣, 당신이 <아일랜드>를 좋아할 줄 알았어!

그나저나 어서 빨리 이걸 끝내야 내일 <아일랜드> 7회를 기쁜 마음으로 볼 수 있을 텐데.

—박쥐

또 군대 얘기

blogin.com · 2004-09-22

남자들이 군대 얘기, 축구 얘기,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를 떠들 때 소외되는 것은 여자들만이 아니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남자 역시 적어도 세 번 중 두 번은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군가산점제나 양병거 논쟁이 한창일 때, 나는 왜 군대에 갔다오지 않았거나 갔다 왔더라도 현재의 군대 제도에 대해 그 근본에서부터 진지하게 반성할 줄 아는 남자들이 침묵하는지 의문이었다. 물론 그들이 정말로 침묵했다기보다는 그들의 소리가 묻혔던 것일 수도 있다. 비단 그들의 소리뿐 아니라 "군필자"들의 격앙된 목소리 외에는 다른 소리들을 듣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으니까. 어쨌든 나는 그들이 입을 열면 이 논쟁이 소모적인 성대결--"여자도 군대 가라"나 "여자는 아이를 낳지 않느냐" 등의 논점 일탈로 이어지게 마련인--이 아니라 반폭력/폭력, 반군사/군사의 구도로 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최근 http://www.cultizen.co.kr/home/> color=#000066><컬티즌>에 이 웹진 편집장인 이영재씨의
http://www.cultizen.co.kr/c ... t/?cid=1765> color=#000066>"군면제자가 병역 비리에 대해 말하다" 라는 글이 실렸다. 아니나 다를까, 또 군대를 비판하는 여성들에 대한, 비교적 점잖지만 여전히 그다지 듣기 좋지 않은 소리가 나왔다. 아래는 그 리플에 대해 내가 달아놓은 리플이다.

같은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은 분명합니다. 이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따라서 그 어떤 말에 대해서든 그것이 나오게 된 맥락을 고려해서 판단을 내려야 하겠지요. 비록 그 말이 결국은 같은 뜻이나 가치를 지닌다손 치더라도 말입니다.


그런 만큼, 똑같이 "군대는 멀쩡한 사람을 화석화시키는 곳이다" 하고 말한다 하더라도 그 말을 한 사람이 여성, 군필자, 군면제자 중 어떤 정체성을 가졌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이해되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비록 내린 결론은 똑같지만 각각이 그 결론을 도출하기까지 거친 추론의 과정과 내용 하나 하나가 너무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부잣집만 골라 털다 잡힌 도둑이 "유전무죄 무전유죄" 하고 말하는 것과 대기업 회장이 "유전무죄 무전유죄" 하고 말하는 것의 차이, 한 대학생이 "386세대는 자기 모순으로 가득차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말을 조갑제가 한 것의 차이가 거기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이러한 발화의 발화자의 맥락에 대한 의존성을 그 발화에 대한 비판에 적용하게 되면 으레 문제가 생깁니다. 발화된 내용 자체에 대한 논리적 비판보다는 발화자에 대한 인신 공격으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똑같이 군대에 대해 비판을 하더라도 "손에 구정물 한 번 묻혀보지 않은 여대생"이 하면 그저 철없고 몰염치한 짓이 됩니다. 왜냐구요? 손에 구정물 한 번 묻혀보지 않았으니까요. 대꾸해줄 가치가 1g도 없습니다.


반면 비교적 '정당한' 사유로 면제된 사람들--여기에는 위의 여대생들뿐 아니라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도 제외되겠지요--은 그대로 '철'이나 '염치' 면에서 그래도 카운트될 만한 존재로 인정되고, 따라서 그들의 군대에 대한 비판--불행히도 이 사람들은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 보통입니다만--은 '대꾸해줄 가치'를 부여받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비로소 제대로 된 논쟁이 시작됩니다. 


저는 단연코, 결국 여대생들이나 군면제자나 다 같은 말을 했는데 왜 달리 대접하느냐고 반문하려는 게 아닙니다. 반대 의견을 가진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즉 상대방의 주장을 그/녀가 가진 맥락 안에 재위치시키려는 최소한의 노력 정도는 해달라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그리고 그 예의에 있어서만큼은 중립성을 지켜달라는 겁니다. (만약 이대총학이 군필자 전체를 싸잡아서 "꼴통마초"로 몰았다면, 그것도 비판받아야 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아는 한 이대총학은 그런 적 없습니다. 이대총학을 그런 "꼴통"으로 몰고 간 것은 다름 아닌 진짜 "꼴통마초"들이겠지요).


여성들이 군대를 비판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군대를 둘러싼 그 수많은 비리나 아니면 그 안에서 일어나는 성폭력 등에 대한 문제 의식에서부터 군대 때문에 진로를 고민하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꼈던 개인사적 경험이나 반군사주의/평화주의에 대한 신념에 이르기까지. 그치만 결코 염치가 없어서라든지 구정물에 손을 담근 적이 없어서는 아닙니다 (바라는 게 겨우 "최소한의 염치"라뇨. 그걸로 보상이 되겠습니까? 그리고 왜 여성들에게 바랍니까, 그걸? 국가에 요구해야지요). 그리고 그 비판의 화살은 궁극적으로 전쟁을 비롯해서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폭력들을 향하고 있습니다. 군필자들이 아니라.


—박쥐

불로뉴 숲 산책

blogin.com · 2004-09-19


<사진 설명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1. 이걸 찍는 동안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지나가던 남자가 큰 소리로 "쟤는 뭘 찍는 거지?" 하고 말했다. 그 말 뒤에는 아마도 "뭐 찍을 게 있다고..."가 생략돼 있었을 것이다. 확실히 그가 옳았다. 피사체들은 그다지 포토제닉하지 않았다. 가을이 깊으려면 아직 멀었다.  

2. 마르셀 프루스트는 3살 때 이 숲을 산책하다가 돌아오던 길에 처음으로 천식 발작을 일으켰다. 내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3. 올여름 바다 한 번 가보지 못한 설움을 달래기에 호수는 역부족이었다.

4. 열매를 찍고 싶었는데, 찍힌 것은 바람이었다.

—박쥐

또 하나의 세대론 : 요약

blogin.com · 2004-09-12

대학생들을 지배하는 분위기는, 도덕을 위해서 손가락 하나도 까닥하지 않았으면서, 자신들이 정치적으로 도덕적이고 순수하다고 굳게 믿고 있는, 분방하면서도 확신에 찬 거대한 동맹의식이었다. 그들이 순수하고 도덕적인 것만큼 그들에게는 가차없는 비판의 권리가 주어지는 것이 당연하기도 했다. [...] 학내 이기주의자들에 대해서 말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젊은이였고 대학생이었으니까. 유감이지만 그들은 대다수가 이십 년 후에는 자신의 부모와 하등 다를 것이 없는 인생을 살아가리라는 것을,--최소한 오직 욕망에 천착하리라는 점에서-- 내면으로는 잘 알고 있었고 또 그것을 받아들이고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젊은이고 대학생이므로, 적어도 지금은 누구에게도 비난받을 이유가 없는 천진난만한 어린이처럼 무죄이며, 나아가서는 미래지향적이고 혁명적이며 도덕적이고 순수한 것이다.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를 무지하다고는 할 수 있어도 도덕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 어린아이는 도덕을 위해서 어떠한 노정도 밟지 않았고 어떤 수고도 하지 않았으며 그것을 위한 조그만 고뇌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단지 부도덕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도덕적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 어린아이와 마찬가지로 그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며, 여전히 오직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뿐이다. 편리하게도 그들의 이 (일시적인) 행위에 명분을 부여하고 이름을 붙여주는 존재는 언제나 그들 외부에 있기 때문이다. 마치 신문이 그들을 '신인류'라고 부르고 그런 이름에 으쓱해지지만, 실상은 무엇이 새롭다는 것인지 그들 자신도 잘 알지 못하면서, 그들의 새로움이란 것이 부모세대의 경제적 성과를 너무나 당연한 선물인 것처럼 꼭 움켜쥐고 소비문화에 충실한 결과 자연스럽게 발생한 취미의 다양성이나 욕구분출의 자유로움에 따른 정신적 여유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단지 그들이 진화의 덕택으로 좀더 창의적인 두뇌를 타고났기 때문이며, 게다가 그들은 뭔가 운명적으로 비교할 수도 없이 우월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데다가--풍요한 문물이 넘치는 80년대에 젊은이로 살 수 있다는 것을 기껏 68세대 혹은 4.19 세대와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가!-- 더구나 젊고 신선한 외모를 가졌기 때문에 그런 호칭을 부여받을 당연한 권리가 있는 것처럼 목소리를 높이기 좋아할 뿐이다. 대학의 상부가 독재적인 정부와 마찬가지로 권위로 가득 찬 관료의 세계라면, 대학의 학생들 또한 거기에 충분히 걸맞게 충실한 군중의 세계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은 아무런 노력도 없이 온갖 명분을 획득했으며 그들은 자신들이 실제로 매달려 호흡하고 양분을 빨아먹고 있으며 오직 그것의 명령과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군중의 맹종이라는 것의 실체를 볼 줄도 모르고 믿지도 않으며, 그들 대부분은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유는 그들 중 아무도 자신이 '군중'에 속해 있다고는 감히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쿨!


--배수아, <독학자>, 31~33쪽 (열림원, 2004)


이번에 떠나오기 전 선물로 받은 소설. 내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바가, 그리 정확하지는 않지만 상당히 압축적인 방법으로 나타나 있다. 

—박쥐

응시 - 연습 혹은 모방

blogin.com · 2004-09-10


드디어 디카를 제대로 쓸 수 있게 된 것을 기념해서. 재미삼아 찍었는데 찍고 나니 벨라스케스의 <메니나>가 생각나서.


오른쪽 그림은 artlex.com 의
"응시(gaze)" 항목 중에서. 

—박쥐

꿈인지 현실인지

blogin.com · 2004-09-05

꼬박 나흘 동안,

<데이 에프터 투마로우>, <브리짓 존스의 일기>, <스텐 바이 미>, <슈렉2>, <엘리펀트>, <브링 잇 온>, <거미숲>, <러브 엑추얼리>, <로스트 인 트렌스레이션>, <팻 걸>, <결혼은, 미친 짓이다> 등의 영화와 <아일랜드> 같은 드라마를 보다 보니,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현실이 뭐고 꿈이 뭔지 모르게 되더란 말이지.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엘리펀트>를 보면서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어야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 속에 품은 <러브 엑추얼리>와 같은 실현 불가능한(!) 꿈을 잃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 왜냐하면, 살다보면, 비행기를 놓쳐 예상치 못했던 일정이 잡히는 바람에 <아일랜드> 같은 드라마를 내 집 TV로 보게 되거나, 대한민국 대통령 입에서 "국보법은 잘못됐으니 폐지돼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일도 생기니까.

—박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