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몇 켤레

blogin.com · 2012-03-18

처음으로 올려보는 스마트폰 사진. 볕 좋았던 지난 3월 14일, 윌름 가 근처.

그러고 보니, 그날 푸앵카레 콜로크에서 다음과 같은 예가 언급됐다 :

"신발이 정수의 숫자에 해당하는 만큼의 켤레로 있다고 하자. 그리고 한 켤레에 하나씩, 1에서 무한대까지의 번호를 붙인다고 하자. 그럼 신발짝의 수는 몇 개가 되겠는가? 켤레의 수는 신발짝의 수와 같다고 봐야 하는가? 그렇다. 각 켤레에서 오른 짝과 왼 짝이 구별된다면. 이 경우, n 번째 켤레 중 오른 짝에는 번호 2n -1 을, n 번째 켤레의 왼 짝에는 번호 2n 을 붙이면 된다. 아니다. 오른 짝과 왼 짝이 구별되지 않는다면. 위의 방법이 불가능해지므로. 그러나 체르멜로의 [선택] 공리를 받아들이면 위와 같이 할 수 있다. 임의의 한 켤레에서 한 짝을 택하고 그것이 오른 짝이라고 간주하면 된다."

콜로크에서 발표자는 푸앵카레가 일상적이고 친근한 예시를 즐겨 썼음을 보여주기 위해 인용했는데, 알고 보니 러셀이 체르멜로 공리의 난점을 지적하기 위해 든 예를 푸앵카레가 인용한 것이었다. 구글링해 보면 약간씩 다른 몇 가지 버전이 있는데 (러셀 : 주인공으로 신발 수집 취미를 가진 백만장자가 등장, 신발에 맞춰 양말을 같은 개수로 구입하는데, 양말의 경우는 오른 짝과 왼 짝 구별이 없어... ; 스탠포드 철학 백과사전 : 별난 취미를 가진 주인이 신발과 양말을 무한 개로 사들인 뒤 집사에게 각각의 개수를 세어 놓으라 명령...), 각각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을 듯.  

사실 이 예가 잘 이해가 안 되어서 몇 시간 째 계속 궁리하는 중. 맥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때문이겠다. 한편으로는 푸앵카레가 이를 이해하고 다시 전달하는 과정에서 뭔가 착각을 했던 것 같다는 의문을 떨칠 수 없다. 2n (신발 짝의 수)= n (켤레의 수) → 2∞ = ∞ 의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박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