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일 화요일

무와 무한 : 피조물의 창조적 역습 (이화인문아카데미, 2019년 11월)*

무(無)와 무한(無限)은 서양철학 고유의 개념으로,  전자가 유대교-기독교의 유산이라면 후자는 그리스 철학의 유산이라 할 수 있다. 양자 모두 오직 신에게만 가능하며 심지어 이해가능하다 여겨져 왔지만 실은 인간 정신의 창조물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인간이 창조해서 초월적 존재에 부여한 속성인 것이다. 사실 이 초월적 존재의 개념 역시 인간 스스로 창조한 것이다. 이 존재를 창조주로, 그리고 스스로를 피조물로 규정한 것 역시 인간인 것이다. 그러나 근대에 이르러 무와 무한 개념은 도전에 직면한다. 근대 과학(특히 우주론)이 "무로부터의 창조"에 기반한 창세기의 우주론이나 "어떻게 무가 아니라 유인가?"라는 문제로 집약되는 철학(특히 형이상학)에 대한 도전이었다면, 근대 수학(특히 미적분학과 칸토르의 초한수론)은 무한의 접근불가능성 혹은 이해불가능성에 대한 도전이었다. 그리고 이 도전들은 또 다른 도전에 직면한다. 이 강좌에서는 무와 무한 개념을 둘러싼 철학, 과학, 그리고 수학의 도전과 응전을 다룬다. 

강사 소개

이지선 : 이화여대에서 물리학(전공)과 철학(부전공)을 수학한 뒤, 동대학원 철학과에서 수학의 적용과 그 존재론적 함축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앙리 푸앵카레의 사상과 17~19세기 우주론의 역사에 관한 논문으로 프랑스 파리 디드로 대학 (구 파리 7대학)에서 과학철학 및 과학사 ("과학기술의 인식론과 역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 철학, 그리고 가끔은 예술의 경계에서의 사유를 과업으로 삼고 있다. 논문으로 "철학자의 시간과 물리학자의 시간"(철학, 2019)이 있으며, 과학사 고전인 알렉상드르 코이레의 <닫힌 세계에서 열린 우주로>(읻다, 2021년 출간 예정)를 옮기고 있다.

세부 내용

- 우주론의 철학 및 역사 개괄, 그리스의 우주론과 유대-기독교의 우주론, 우주론적 문제와 형이상학의 문제 ("어떻게 무가 아니라 유인가?"), 창조를 둘러싼 개념들 (무로부터의 창조, 연속 창조 등), 고전 및 현대우주론의 도전 등
- 수학의 철학 및 역사 개괄, 그리스 수학에서의 무한 및 관련 개념들 (연속, 악무한과 가무한의 구분 등), 무한소와 미분의 발견, 무한의 역설, 칸토르의 도전과 괴델의 정리 등

참고 문헌

- (생명과 우주에 대한) 과학과 종교 논쟁, 최근 50년 : 빅뱅에서 지적 설계까지 / 래리 위덤 지음 ; 박희주 옮김 (서울 : 혜문서관, 2008)
- 수학의 몽상 : 이진경의 매혹적인 근대 수학사 강의 / 이진경 지음 (서울 : Humanist, 2012)
- 우주, 진화하는 미술관 : 이미지로 보는 우주와 과학의 역사 / 존 D. 배로 지음 ; 노태복 옮김 (파주 : 21세기북스, 2011)
- 옥스퍼드 과학사 : 사진과 함께 보는, 과학이 빚어낸 거의 모든 역사 / 이완 라이스 모루스 외 지음 ; 임지원 옮김 (서울 : 반니, 2019)


*2019년 가을 이화철학연구소 주최 이화인문아카데미 연속강좌  "서양 철학 리부팅_1 신과 인간: 크리에이터 vs 크리쳐", 5, 6강 기획안. 이 꼭지는 내가 기획했지만 꽤 그럴 듯하다. 그에 비해 강의는 준비가 부족해 무척 아쉬웠지만 나중에 이런 구성으로 책을 써보면 좋겠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