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드월킨

blogin.com · 2005-04-13



강가를 따라 뻗은 차도를 지나 걸으며 문득 든 "그래도 살아야겠다"라는 생각, 그 생각에, 아니 뜬금없는 '살아야겠다'라는 결심보다 '그래도'가 갖는 무게에 흠칫 놀라서 서둘러 돌아와 앉은 저녁, 안드레아 드월킨의 부고를 듣고 http://books.guardian.co.uk ... 457408,00.html> face=바탕 color=#333399>가디언紙의 기사 하나 http://www.andreadworkin.net/memorial/> face=바탕 color=#330099>추모 홈페이지 의 글들을 읽으며 눈물을 훔치다.

살아야겠다. 그래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그러니, 칸트 선생 말대로, 살 수 있지 않겠는가. 아니, 이러니, 어찌 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박쥐

미라보 다리

blogin.com · 2005-04-08


 문득 미라보 다리 생각이 나서
 두 정거장 앞에서 내려 역사를 나서니 
 마침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다리 아래로 여전히 세느강은 흐르고 
 

 강물이 다리 아래로 줄줄 흐르고
빗살들이 쿡쿡 찔러대는데도
 아무런 시심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무슨 날선 결심이 든 것도 아니다

 어느새 몸에 칭칭 감긴 빗살이 
 혀를 낼름거리며 말했다 
 이래도 안 아플테냐
 좀 아파봐야 정신을 차리지

 그 기세에 외투며 머리카락이 땀을 뻘뻘 흘리며 축 늘어졌건만
 정작 나는 아프지가 않다 
 아프고 싶은데
 차라리 몸이라도 아팠으면 좋겠는데
 아파야 정신이 든다면 정말 아파야 하는데
 이 몸뚱아리는 아플 줄도 모른다
 

—박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