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6일 화요일

블로그인


그렇게 찾던 중, 어디선가, 블로그인이 폐쇄된 건 아니고 복구중이란 이야길 들었다.

마음을 비우고 새출발하겠노라 선언해 놓고도 아직 미련을 못 버린 것은... 인지상정이라 둘러대기엔 내 고유한 소질의 요소가 다분하다. 수집벽--이제는 일종의 직업병인 문서(고)에의 집착까지 더해 치유불가능한 지경이 된--, 나르시시즘--이 경우에는 거의 메갈로마니 수준의-- 등등의 복합적 징후 -- 일종의 작가적 집착?

그러고 보니, 가상-전자 공간에서의 문서-자료(도큐멍)란 꽤나 복잡한 문제다. 물론 고전적 의미에서의 문서도 규정할라치면 녹록치 않았다 (푸코, 저자란 무엇인가 ; 지식의 고고학). 그래도 대강 한 작가의 작품의 범위를 출판물 외에 미간행 수고, 강연 혹은 대담 등의 기록물, 일기, 친필서신 등등으로 추릴 수 있었다면, 21세기 작가의 경우에는 그 범위를 블로그 포스트, 이메일 문자 메세지 등등으로 확대, 아니 대체해야 할 것인데...

그러니까 내 말은, 자칭 작가랍시고 내 블로그며 문자 메세지를 보존할 필요성을 역설하려는 게 아니라--그렇다면 내 병명은 더도 덜도 아닌 과대망상증일 것인데...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 작가의 개념을 탈신비화할 필요도 있는 것이 사실. 이것이 바로 푸코의 고고학 작업의 가르침 아니었더냐--, 전자화의 시대는 문서의 개념, 그리고 문서 보존의 의미와 가치와 방법의 재고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블로그인의 사례가 이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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