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8일 목요일

생일



유례없는 축하를 받다. 포문을 연 건 엄마의 카톡 메세지 : "푹하해". 오타가 재미있어 놀리시는 거냐고, 그래요, 저 이제 서른 여섯이에요, 그랬더니, 재작년 환갑을 넘기신 엄마 말씀 : "그거밖에.... 아직 어리네."

그리고 구글. 맞춤형 첫화면에다 커서에는 생일축하 메세지까지. 생일을 기입한 기억이 없는데, 기특도 하다. 내가 입력해 놓고 기억을 못하는 것이겠지만서도.

그리고 지난 십년 간 변변한 연락없이 지냈던 일가 친척들. 친척 오빠는 이젠 부모님도 잘 안해주시는 전화까지 했다. 그리고는 수화기를 넘겨주었는데, 오, 할머니. 작년에 아흔을 넘기셨는데 말씀하시는 품이 너무도 정정하고 청명했다. 공부를 너무 좋아해서 오래 끄는 거 아니냐고 기지넘치는 농담까지. 그리고는 야학 폐교 소식을 전하셨다. 기념식에 사람들이 와서는 내 소식을 물으며 "보고 싶다고 난리"였다고. 이제 정말 돌아갈 때가 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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